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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목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 백세희의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떠올랐다. 상반된 감정이 교차되는 상황에서 가장 적절하다 싶어, 이 자료의 제목도 비슷한 느낌으로 정해보았다. 떡볶이가 먹고 싶다면 아직 살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는 것, 마찬가지로 독후감 쓰기 싫지만 쓰고 싶은 마음도 있기에, 독후감 숙제 앞에서 어떻게 하면 독후감을 잘 쓴다고 스스로 느낄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다.

자기소개서 쓰기 힘들어 자소설을 써야 하는 고통처럼 독후감 쓰기가 너무 싫다. 그러나 어차피 써야 할 독후감이라면 잘 쓰고는 싶다. 독후감은 말 그대로 읽고 난 후의 느낌, 감정이다. 책을 읽기 전이나 읽고 난 후 생길 수 있는 감정이란 게 별게 없는 것 같다. “읽기 싫다. 재미없을 것 같다, 관심 없다. 숙제라서 어쩔 수 없이 읽는다. 흥미로울 것 같다. 기대된다, 재미있을 것 같다. 재미있었다. 지루했다. 어렵다, 놀랍다, 흥미롭다, 무슨 말인지 몰라 책 읽는 내내 머리만 아팠다. 등등”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독후감이라면 이런 감정들을 단편적으로 나열한다고 해서 나쁜 독후감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럴듯해 보이게 콘셉트라 구조로 포장하는 것은 민낯에 화장한 것을 두고 미인이라고 말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단편적인 감정 표현만으로도 독후감 쓴 사람의 감정에 집중해준다면 어렵게 독후감을 쓴 그 마음을 이해해줄 만큼 충분하지 않는가? 독후감은 일종의 화장술인가?

물론 책 읽은 후 단편적인 감정 외에도 저자가 주장하는 바나 핵심 메시지이나 교훈, 그리고 이것들에 대한 동의와 공감 여부 및 나의 생각 등도 포함될 때 그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은 후 보통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맛없다, 맛있다, 맵다, 짜다, 달콤하다, 써다, 시다‘ 등으로 음식 맛 자체에 대한 언급이 거의 전부다. 그 음식을 누가 어디서 어떤 재료로 만들었고, 나아가 그 음식의 유래나 역사 등을 말하는 것은 전문 요리사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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