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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믈리에(Sommelier)는 ‘맛을 보는 사람’이라는 어원을 가진 프랑스 단어로 와인을 감별하고 개인의 기호에 알맞은 와인을 추천해주는 와인 전문가를 지칭한다. 와인의 오래된 역사, 다양한 종류, 고급스러운 이미지 덕분에 소믈리에도 그 전문성을 높이 인정받고 있다. 최근 환경오염과 화학처리 등으로 인해 식수의 안전성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워터 소믈리에라는 이색적인 직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생수를 사먹는 것도 모자라 개인 취향에 따라 골라 마시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물 전문가는 어떤 물을 마실까?>라는 이태관 교수님의 책은 제목만으로 나의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
본문일부/목차
저자는 이렇게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생수회사들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하며 그들의 교묘한 마케팅에 대해 다루는데, 개인적으로 이 주제가 가장 흥미로웠다. 하여 이 주제를 기반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생수 산업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한국 생수시장의 ‘명품화’ 현상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에 제 1호 워터 소믈리에가 탄생했다고 한다. 자격증은 한국 수자원공사가 주관하는 교육과정을 통해 딸 수 있으며, 물의 역사와 종류에서부터 다양한 물의 맛과 냄새를 알고 감별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소믈리에가 와인 판매를 장려하고 애호가들을 늘리는 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워터 소믈리에 또한 대중들에게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생수를 추천해줌으로써 보다 높은 품질의 생수 생산을 장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문제는 워터 소믈리에가 현재 한국사회에 불고 있는 생수 명품화에 가세하게 되면서 그 역할이 변질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최근 신세계 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은 프리미엄 생수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워터 바(Water bar)’를 개설했는데, 여기에 워터 소믈리에들이 투입되어 워터 바에 상주하면서 수입 생수의 판매를 돕는 일을 맡았다고 한다. 건강한 웰빙 생수를 추구한다는 것이 이제는 그 정도를 넘어 ‘프리미엄 라벨’을 단 몇몇의 해외 생수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진입해 일반 생수보다 몇 배 더 비싸게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더 심각한 것은 수입 브랜드들이 우리나라 프리미엄 생수시장을 거의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생수의 명품화 현상은 여러 방면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할 것이다. 프리미엄 생수가 하나의 새로운 음용 문화로 자리 잡게 되면 더 많은 생수 생산 기업들이 프리미엄 생수라는 새로운 시장에 몰려들어 생수 값이 필연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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